2014. 9. 13. 11:36

그렇게 싸게 가려고 난리 부르스를 떨었던 브뤼주 가는 날. 아침은 우아하지는 않고 그냥 빵 뷔페. 일기에다가는 죽을 맛은 아니었다고 써놓은거 보니 그렇게 엄청 맛있는 건 아니었다는 느낌인데, 이 이후로 아침에 빵이 나오는 호스텔이 부다페스트까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성은이 망극할 정도다. 사실 네덜란드랑 벨기에 라인 호스텔이 좀 값이 나가는 것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아침에 잘 일어나서 지하철 잘 타고 남역으로 갔다. 이때만 해도 시간을 참 잘 지켰었는데...


브뤼주 가는 열차. 2층 열차다

탈리스급 못지 않게 그냥저냥 탈만했던 기차




잠만 쿨쿨 자다가 도착한 브뤼주

생각보다 멀지 않다.



당연히 한국에 있을때만 해도 관광 안내소 저런델 누가가나 했었는데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가게 된다. 이후로도 생각보다 많이 다녔다.

브뤼주에는 브뤼주 카드라는 것이 있어서 그게 있으면 다른 관광지역을 다 돌아다닐수가 있고 카드도 꽤 예쁘게 생겼는데 엄청나게 비싸다. 우리는 어차피 당일치기라서 다 가지도 못할 거라서 지도만 받아서 나왔다.

지도에는 브뤼주 구시가지 지역에서 가볼만한 곳이 꽤 자세한 지도와 함께 찍혀있다.


가는 길은 마치 다른 동네 가는 듯 생겼다.

구시가지 바깥은 차가 쌩쌩 다니는 그냥 도시다




첫 느낌은 옹플뢰르와 꽤 비슷한 느낌인데,

다른 점이라면 이 곳은 규모 자체가 꽤 크다는 것이다

중세풍 건물들이 즐비하고 그 건물들이 우리가 들어도 알만한 브랜드들이 꽤 많이 입점해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미국의 피자 기업 피자헛

마크가 우리나라와는 좀 다르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저런 건물 속에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옹플뢰르 급의 작은 소도시를 생각했는데, 구 시가지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마차도 다니고 종소리도 여기저기서 울리고 돌아다니기에 규모도 꽤 크다

자전거를 끌고다니는 사람도 있고 인포메이션 근처에 대여소가 꽤 크게 있는데 우리는 발품 팔기로 했다.


브뤼주의 그 유명한 종탑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올라갔다.

사실 오후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시가지 돌다가 바빠서 못 갔다.


브뤼주의 중앙 광장

브뤼셀의 그랑 플라스가 압도적인 건물들로 즐비하다면

브뤼주는 한편에는 종탑의 높이가, 그리고 반대편은 색색들이 귀여운 건물들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다

저 건물들은 다 레스토랑이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초콜렛 박물관.


박물관은 꽤 친절하게 영어로 해설이 다 쓰여있는데 문제는 내 영어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괜히 읽는다고 여기저기 서있다가 머리만 더 아파졌다.



다양한 초콜렛 관련 기구들을 볼 수 있다

저건 붕어빵을 굽는 기구는 아닌 듯 하다




다 보고 막판에는 이렇게 자기와 맞는 초콜렛을 찾아주는 코너도 있다

심리테스트 비슷하게 하고 나면 너한테 딱 맞는건 이거라고 나온다

이건 내건 아니고 형꺼인데 에콰도르 71%가 가장 맞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오기 직전 기념품 판매소에서는 이 초콜렛들을 실제로 팔고 있다.




시간만 잘 맞춰 가면 아저씨가 직접 초콜렛 만드는 과정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 준다.

초콜렛 박물관에서 직접 먹은 초콜렛은 이거 하나뿐이라니 조금 슬퍼졌다




바깥은 이렇게 생겼다




브뤼주 광장의 파노라마 사진

우리는 밥을 어디서 먹지 하다가

여행 책에 브뤼주 식당 안내는 없는 관계로 아까 보았던 색색들이 집 중 하나에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딱 봐도 비싸보이는 집들이라서 갈까 말까 하다가... 브뤼셀에서도 그냥 햄버거 먹고 때우다 보니 이렇게 관광지에서 대놓고 좋은 자리 잡고 영업하는 레스토랑에서 먹는건 처음이었다. 저녁에 싸게(?) 먹을거니까 괜찮다는 생각에서 그냥 들어가서 먹었다.


들어가서 점원이 워낙 무심(?)해서 이거 인종차별 아니야!! 하고 둘이서 괜히 흥분하고는 했는데 뒤돌아보니 다른 식당들도 다 그런걸로 봤을때 아무 문제 없는 집이었다. 괜히 찔려서...




엉트레와 메인이 섞여 나오는 런치 메뉴였는데, 이건 연어 샌드위치가 엉트레로 나왔다.

나는 고로케 비슷한게 나왔는데, 사진 올리는걸 깜빡했네




크림 비프스튜

꽤 맛있었다



미트볼 비스무리 한 고기

감자튀김은 이름과 다르게 프랑스가 원산지가 아니고 벨기에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벨기에에서는 벨기에 프리테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그래서 향토 음식을 먹는 기분으로 먹었다



나오다가 팁 줘야되나? 하는 고민을 무진장 했는데 사실 이전까지 팁 줄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 레스토랑에서 먹은 적이 없어서..

하지만 우리는 빨리 주문을 받지 않았다는 궁색한(?) 이유를 들어가면 그냥 샤샤샥 빠져나왔다


워낙 도시가 커서 밥을 먹고 한참을 걸어다녔다

브뤼주의 운하는 이렇게 생겼다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곳이라는 데서 폴라로이드를 찍었는데 내 필름이 문제인지 형 거는 제대로 나왔는데 내거는 완전 필름이 망가져서 나왔다. 파워버튼인줄 알고 눌렀다가 갑자기 필름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괜히 필름만 한장 날렸다.


브뤼주는 레이스가 유명하다. 그래서 곳곳에 레이스를 파는 집도 있고

이렇게 레이스로 된 지도도 있다

레이스 저편의 사람들은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나도 타러 왔다.




유람선 위의 훈훈한 풍경

유람선 운전 아저씨는 영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라는 3개국어에 모조리 능통한 초 능력자였다

문제는 내가 3개국어중 어느 것에도 능통하지 못하다는 것

텝스 파트4 듣기를 하듯이 몇 단어만 집어서 듣고 말았다




아무리 말해줘도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든 도시가 깨끗해야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낡아보이는 예전의 모습이 느껴진다는 것이 옛 도시의 정취이기도 하기 때문에

운하를 통해서 집의 뒤편을 보고, 약간 더러워진 운하의 물을 보는것은 브뤼주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가에서 배를 타면서 백조 누나들도 만날 수 있다




구시가지 외곽으로도 꽤 도는데 외곽 지역에는 내놓은 집이 꽤 많다

저 빨간 집은 꽤 예쁘게 지어졌는데 빈 집이다

노란색 팻말에는 어서 사가세요. 라고 써있다


그리고는 먼길을 걸어 풍차지역까지 갔다.


이 길부터 시작해서 풍차가 곳곳에서 돌고 있다

우리나라가 생각하는 플랑드르의 벽돌 풍차는 아니고 그냥 컨테이너 박스처럼 되어있는 풍차다

그래도 잔디밭과 잘 어우러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요상한 나무들도 있다

마치 마녀의 과자집으로 가는 듯한



그리고는 마지막 관광 포인트(?)라고 하는 이 다리를 건너다가 아니 이게 무슨 관광포인트냐고 흥분했다

그리고는 빨리 저녁을 먹으러 브뤼셀로 돌아가야 해서 무진장 역까지 뛰어갔다

가까스로 브뤼셀 가는 열차를 잡는데는 성공




이 다음부터는 왜 사진이 없는지 모르겠다

그리고는 중앙역에서 내려서 홍합을 먹으러 갔다. 홍합 거리에 대해서는 여행 책에서 꽤 설명이 되어있는데, 싸구려 메뉴로 유도한 다음에 자리에 앉으면 비싼 메뉴를 유도한다는 식이었는데 그말이 딱 맞다. 10유로라고 해서 앉았더니 앉아보니 15유로 20유로짜리를 권한다. 앞에 10유로짜리 먹고싶다고 따졌더니 그건 작은건데 괜찮아? 라고 혼자서 궁시렁거리더니 메모지로 써줬다. 이 가격이라고.


사실 우리가 당당하게 앉을 수 있었던건 옆 테이블에 한국인 여자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정보 없이 올리가 없다고 생각했..기..때문...


어쨌든 싸게 먹을 수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게 먹었고, 음료 하나도 붙여주는 바람에 물 마실 걱정 안해도 되고.


그리고 나서 돌아다니다 그냥 가면 아쉬운 마음에 어제 그 와플쪽으로 가서 1유로짜리 설탕 와플도 먹고, 고디바 초콜렛도 선물용(결국 내것이 되었다만...)도 사고. 맥주는 슈퍼가 닫아서 사오지 못했다는게 조금 아쉬움. 벨기에 재밌었다


벌써 다음 나라 갈 날이 되었다.

Posted by sherry_ap